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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장, 약속보다 일찍 가니 인도에서 섰습니다

서면 로터리에서 한 골목 더 들어가 가로등 아래 섰습니다. 문자에는 네 자리 번호와 아직 출발이라는 답만 있었고, 시계는 약속보다 이십 분 앞서 있었습니다.

부산 출장, 약속보다 일찍 가니 인도에서 섰습니다

서면 로터리를 끼고 한 골목 더 들어가자 가로등이 하나 켜져 있었습니다. 휴대폰에는 문자로 받은 네 자리 번호가 떠 있었고, 그 옆에 아직 출발이라는 짧은 답이 붙어 있었습니다. 시계는 약속보다 이십 분 앞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보도블록은 빗물에 젖어 반짝였습니다. 약속 장소라고 적힌 건물 앞에는 사람이 없었고, 손잡이만 차갑게 젖어 있었습니다. 그 문으로 먼저 들어가라는 줄은 문자에 없었습니다. 나는 가로등 기둥에 어깨를 기대고 번호판이 보이는 쪽으로 발을 붙였습니다.

전화를 걸었더니 앞 일정이 아직 안 끝났다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일찍 와도 그 시각 전에는 올라오지 말고, 예약 분에 맞춰 인도에서 손을 들라는 식이었습니다. 통화는 길지 않았고, 끊긴 뒤에도 네 자리 번호는 화면에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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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문자가 한 통 더 왔습니다. 몇 분을 더 서 있어야 하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고, 아까 그 번호가 다른 숫자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어느 번호가 지금 차와 닿는지는 화면의 시간 순서만 보고 가렸습니다.

골목으로 검은 승합이 들어왔습니다. 비상등이 두 번 깜빡였는데 번호판 끝자리는 문자와 달랐습니다. 그 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모퉁이를 빠졌고, 나는 기둥에서 발을 떼지 않았습니다. 젖은 바닥의 불빛만 길게 움직였습니다.

예약 시각에 가까워지자 끝자리가 같은 차가 가로등 아래로 섰습니다. 운전석 창을 내린 사람은 일찍 온 손님은 인도에서 있게 한다고 짧게 말하였습니다. 젖은 바닥에 서 있던 시간과 그 말이 맞아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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