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오피, 커튼 틈으로 복도 불이 들어왔습니다
서면 오피 방에 앉자 커튼 사이로 복도 불이 가늘게 비쳤습니다. 틈을 손으로 맞춘 뒤 자리에 다시 앉았던 짧은 장면을 남깁니다.
전포 쪽에서 걸어와 문자에 적힌 호수를 보고 문을 열었습니다. 방에 들어서자 창문 쪽 커튼이 살짝 벌어져 있었고, 복도 불이 가늘게 들어왔습니다. 가방은 아직 어깨에 멘 채였고, 현관에서 무음으로 바꿔 둔 휴대폰은 주머니에 두었습니다. 슬리퍼는 문 옆에 두 켤레가 겹쳐 있었습니다.
커튼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모아 틈을 맞췄습니다. 불이 가려지자 방 안이 한결 조용해 보였고, 탁자 물컵만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한 모금만 마신 뒤 컵은 가운데로 옮겼고, 가방은 의자 등받이에 걸었습니다. 대기 의자 가죽은 차가웠습니다.
틈이 넓으면 복도 사람 그림자가 잠깐 스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맞추지 않고 앉아 있다가 발이 바빠졌던 적이 있어, 이번엔 앉기 전에 끝냈습니다. 커튼을 세게 당기기보다 가장자리만 겹치게 두는 편이 덜 흔들렸습니다.
커튼을 완전히 열어 두면 밖 소리가 크게 들어오고, 너무 세게 당기면 레일이 달그락거립니다. 손끝으로 틈만 맞추는 정도로 충분하였고, 의자나 가방으로 커튼을 누르지는 않았습니다.
대기하는 동안에는 커튼 쪽을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에어컨 바람은 약했고, 수건은 매트 가장자리에 접혀 있었습니다. 가방 지퍼는 닫아 둔 채 호수만 확인했고, 문자를 다시 열지는 않았습니다.
나올 때 커튼은 처음처럼 살짝 벌어진 채 두었습니다. 공동현관까지 내려가며 문자를 닫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진동만 풀어 두었습니다. 골목으로 나오니 서면 쪽 소리가 다시 크게 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