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오피, 귀걸이 보관은 하룻밤이었습니다
동성로 오피 복도에서 귀가 허전해 접수 서랍을 다시 열었습니다. 봉투에는 오늘 날짜만 연필로 적혀 있었고, 직원이 하룻밤이라고 말로만 했었습니다.
동성로 오피 복도를 반쯤 지나자 왼쪽 귀가 허전했습니다. 귀걸이를 방 안 협탁에 올려 두고 나온 직후였습니다. 계단으로 다시 접수 쪽을 올라갔습니다. 구두 소리가 복도에 길게 남았습니다.
접수 서랍을 열자 투명 봉투가 네 개 쌓여 있었습니다. 제 귀걸이는 맨 위였고, 겉면 연필은 오늘 날짜뿐이었습니다. 며칠을 둔다는 칸은 그 봉투에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연필심이 날짜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같은 질문을 종이 쪽지에 적어 카운터에 남겨 두었습니다. 답으로 돌아온 쪽지에는 내일 아침이라는 시각만 있었고, 그 시각 뒤에 어떻게 되는지는 비어 있었습니다. 직원이 직접 말할 때는 이틀이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오전에 들렀더니 직원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새 사람은 어제 쪽지를 본 적이 없다고 했고, 서랍의 날짜 연필만 보고 제 것이라고 돌려줬습니다. 하룻밤이라는 말은 인수 노트에 한 줄도 안 남아 있었습니다.
봉투 뒤에 제 번호 끝자리를 적어 달라고 했습니다. 연필로 네 자리만 받았고, 이름 자리는 빈칸이었습니다. 물건을 집어 든 쪽은 저였고, 보관이 언제까지인지를 적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서랍을 닫기 전에 다른 봉투 세 개도 날짜만 보였습니다.
나와 반월당 골목 유리창에 우산 분실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메모도 하루인지 일주일인지가 빠져 있었습니다. 귀걸이는 찾았고, 기간은 끝까지 말로만 오갔습니다. 두고 온 물건을 얼마나 두는지가 적힌 곳은 그날 동성로에서 못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