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출장, 수건 모서리가 살짝 비뚤어져 있었습니다
역삼 쪽 약속 방에 들어서니 접힌 수건 한쪽 모서리만 살짝 비뚤어져 있었습니다. 손으로 맞춰 두고 나서야 자리를 잡았습니다.
역삼역에서 골목을 두 번 꺾어 약속한 건물 앞에 섰습니다. 문자로 받은 호수를 확인하고 올라가자, 방 안 선반에 수건이 두 장 겹쳐 있었습니다. 위쪽 장 한쪽 모서리만 살짝 비뚤어져 있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방은 의자 옆에 두고, 신발은 현관에 맞춰 두었습니다. 복도 쪽 불은 약했고, 엘리베이터 문은 금방 닫혔습니다.
비뚤어진 모서리를 손으로 살짝 밀어 맞춰 두었습니다. 바로 반듯해지지는 않았고, 한 번 더 손끝으로 눌러 준 뒤에야 아래 장과 결이 맞았습니다. 물컵은 탁자 안쪽에 있었고, 조명은 약하게만 켜져 있었습니다. 선반 아래 여분 수건은 손대지 않았고, 방 안은 조용했습니다.
수건이 비뚤어 보일 때는 전체를 펼치기보다 모서리만 먼저 맞추는 편이 나았습니다. 예전에 펼쳤다가 다시 접느라 시간이 걸렸던 날이 있어, 이번엔 모서리만 손질했습니다. 세게 흔들 필요는 없었고, 손가락으로 밀어 주는 정도면 충분하였습니다.
수건을 바닥에 펼치거나 새로 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세게 누르면 접힌 선이 무너질 수 있어, 그날은 모서리만 맞추고 멈췄습니다. 문자는 다시 보내지 않았고, 벨도 누르지 않았습니다. 다른 물건을 옮기지도 않았습니다.
조금 지나니 방 안이 더 잠잠해졌습니다. 선릉 쪽에서 수건이 더 기울어 있던 기억이 스쳤지만, 화면은 다시 열지 않았습니다. 가방 지퍼는 닫아 둔 채였고, 슬리퍼는 현관에 그대로였습니다. 창밖 차 소리는 멀게만 들렸습니다.
나올 때는 수건 모서리를 한 번만 더 보고 나갔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야 진동을 풀었고, 골목으로 나오니 역삼 큰길 차 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비슷한 비틀림이 보여도 모서리만 짧게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문자는 나중에 읽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