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 스웨디시, 자동문이 반만 열려 있었습니다
충장로 스웨디시 자동문이 반쯤만 열려 있었습니다. 옆으로 지나 들어가니 신발 벗는 자리가 바로 나왔고, 그 반쪽만 기억하였습니다.
충장로 쪽에서 골목을 꺾었습니다. 스웨디시 문자는 호수만 짧게 왔고, 공동현관을 지나 해당 층에 섰습니다. 자동문이 끝까지 안 열리고 반만 벌어져 있었습니다. 정면으로 들어가면 가방이 걸릴 폭이었습니다. 나는 옆으로 몸을 기울여 지나갔고, 문틀에 소매가 잠깐 스쳤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신발을 벗는 자리가 바로 나왔습니다. 슬리퍼와 물컵만 보였고, 직원은 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센서 위에 손바닥을 올려 보니 문이 조금 더 열렸다가 다시 반쯤에서 멈췄습니다. 방 안 조명은 따뜻했는데 입구만 좁아 보였습니다. 바닥 매트 끝에 문 레일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중간에 물을 받으러 나갔다 와도 문은 그대로였습니다. 센서에 손을 대면 조금 벌어졌다가 다시 반쪽만 남았습니다. 복도 끝에서 충장로 쪽 버스 엔진 소리만 들렸습니다. 다른 문은 잘 열렸는데 그 자동문만 유난히 반쪽이었습니다. 문틀 옆 스위치는 손등에 닿아도 괜찮았습니다.
나갈 때도 옆으로 몸을 기울여 나왔습니다. 정면으로 밀지 않으니 소매가 덜 걸렸습니다. 직원은 그 장면을 보지 않았고, 나는 반쯤 열린 폭만 기억하였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니 어깨가 천천히 풀렸습니다. 주머니 안이 먼저 따뜻해졌습니다.
공동현관 밖은 골목 바람이 달랐습니다. 편의점 간판이 밝았고,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고 있었습니다. 반쪽 문처럼 끼는 곳은 길 위에 없었습니다. 정류장까지는 짧게 걸었고, 소매 주름만 잠깐 남아 있었습니다.
안내판을 보며 옆으로 지나간 장면만 남았습니다. 충장로 스웨디시에서 가져간 건 그 반쪽 문이었습니다. 말은 짧게 끝났고, 나는 문틀에 스친 감만 한 번 더 떠올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