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건마, 현관 매트가 두 색이었습니다
수성 건마 문 앞 매트가 짙은 색과 옅은 색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어느 발이 실내인지 잠깐 헷갈렸고, 신발은 색으로만 갈랐습니다.
범어 쪽에서 수성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건마 간판은 작았고, 공동현관은 숫자키였습니다. 호수를 눌러 올라갔습니다. 문 앞 매트가 반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한쪽은 짙고 한쪽은 옅어서, 어디에 신발을 둘지 한동안 서 있었습니다. 글자 안내는 없었습니다.
짙은 쪽에 신발을 두고 옅은 쪽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그때야 신은 쪽과 벗은 쪽이 색으로 나뉜 게 보였습니다. 슬리퍼는 옅은 매트 끝에 있었고, 탁자 물컵만 짧게 보였습니다. 직원은 매트를 가리키지 않았고, 나는 발밑만 보았습니다. 경계는 색뿐이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도 경계 글자는 없었습니다. 색만 남았고, 바뀌지도 않았습니다. 창틈으로 수성못 쪽 바람이 조금 들어왔고, 에어컨은 약했습니다. 다른 표지는 없었습니다. 발밑만 보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샤워 뒤에 신을 때도 같은 순서를 따랐습니다. 옅은 쪽에서 짙은 쪽으로 옮겼습니다. 직원은 매트 얘기를 다시 하지 않았고, 나는 색만 기억하였습니다. 가장자리는 조금 닳아 있었습니다. 물기는 없었습니다.
나갈 때도 짙은 쪽에 신발을 두고 문을 닫았습니다. 복도 바닥은 한 색이었습니다. 공동현관을 나서니 골목 신호가 바뀌고 있었고, 편의점 앞만 밝았습니다. 두 색이 나뉘던 장면은 문 안에만 있었습니다.
정류장까지 걸으며 두 색 매트만 남았습니다. 수성 건마에서 본 건 그 경계였습니다. 버스 안내판이 짧게 바뀌었고, 나는 발밑만 한 번 더 내려보았습니다. 다른 말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