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휴게텔, 초인종이 위쪽이라 두 번 눌렀습니다
동성로 휴게텔 초인종이 문틀 위에 붙어 있었습니다. 첫 손은 허공이었고, 손끝을 올린 뒤에야 불이 들어왔습니다.
중앙로역 쪽에서 골목을 꺾었습니다. 휴게텔 문자는 동·호수만 있었고, 공동현관은 카드키였습니다. 해당 층에서 문을 찾았는데 초인종이 눈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손을 뻗어도 버튼에 닿지 않았습니다. 허공만 짚었고, 문틀 아래쪽에는 다른 스위치가 없었습니다.
발끝을 들고 손가락을 다시 올렸습니다. 불이 들어오고 안에서 짧게 응답이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자 슬리퍼와 물컵만 보였습니다. 직원은 높이 얘기를 하지 않았고, 나는 손끝이 저린 채로 들어갔습니다. 문틀 위 버튼만 남았고, 탁자 옆 조명은 약했습니다.
나갈 때 같은 초인종을 다시 눌렀습니다. 첫 손으로는 또 안 닿아서 손목을 더 올렸습니다. 불이 늦게 들어왔고, 응답은 한 번뿐이었습니다. 복도 거울에 팔이 올라간 모습이 잠깐 보였습니다. 높이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두 번째부터는 손끝만 먼저 올렸습니다. 버튼이 손바닥에 잡히니 불이 바로 들어왔습니다. 직원은 그 동작을 보지 않았고, 나는 문틀 위만 보고 나왔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손목이 풀렸습니다.
골목으로 나오니 동성로 쪽 불빛이 밝았습니다. 초인종처럼 높은 스위치는 거리에 없었습니다. 편의점 자동문은 허리 높이였고, 횡단보도 버튼도 손이 닿았습니다. 그제야 문 앞이 유난히 높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정류장에서 손목을 한 번 주무르며 끝났습니다. 동성로 휴게텔에서 가져간 건 그 높이뿐이었습니다. 말은 짧게 끝났고, 나는 손끝만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