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오피, 계단이 가팔라 난간을 잡았습니다
동성로 오피 계단이 가팔라 난간을 잡고 올라갔습니다. 층 표시는 계단참 벽에 작게 붙어 있었고, 그 숫자만 기억하였습니다.
중앙로역 쪽에서 골목을 들어갔습니다. 오피 문자는 호수와 비밀번호만 있었고, 공동현관을 지나니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만 보였습니다. 경사가 세서 두 단만 올라도 숨이 찼습니다. 나는 난간을 먼저 잡고 발을 올렸고, 손바닥에 차가운 쇠 감이 바로 닿았습니다. 발끝에는 골목 먼지 느낌이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계단참마다 벽 쪽에 층 숫자가 작게 붙어 있었습니다. 멀리서는 안 보여서 한 단 더 올라간 뒤에야 읽었습니다. 해당 층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고, 안에서 짧게 응답이 있었습니다. 직원은 계단 얘기를 하지 않았고, 나는 숨을 고른 뒤에야 신발을 벗었습니다. 슬리퍼와 물컵만 보였고, 방 안 조명은 약했습니다.
물을 받으러 나갔다 올 때도 같은 계단이었습니다. 내려갈 때 난간 없이 가려다 발이 한 번 헛디뎠습니다. 다시 잡고 내려오니 손목이 저렸습니다. 복도 불은 약했고, 층 표시는 여전히 작았습니다. 안내 화살표는 없었고, 벽 페인트만 벗겨져 있었습니다.
끝날 때는 처음부터 난간을 잡고 내려왔습니다. 발만 먼저 내리지 않으니 덜 흔들렸습니다. 직원은 그 장면을 보지 않았고, 나는 계단참 숫자만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공동현관 밖으로 나오니 숨이 천천히 풀렸습니다. 손바닥에는 쇠 무늬가 잠깐 남아 있었습니다.
골목은 평지였고, 편의점 계단도 낮았습니다. 오피 건물처럼 가파른 곳은 거리에 없었습니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고 있었고, 손바닥에는 난간 차가움이 아직 조금 남아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 쪽 바람만 시원했습니다.
정류장에서 손바닥을 한 번 문지르며 끝났습니다. 동성로 오피에서 가져간 건 그 난간이었습니다. 말은 짧게 끝났고, 나는 계단참 숫자만 떠올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