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출장, 밤에는 초인종이 낮이랑 다르더라
은행동 출장은 낮에 초인종이 잘 눌려서 밤도 같을 줄 알았다. 밤에는 인터폰만 되더라. 둔산 쪽 건물은 비밀번호를 문자로 줘서, 같은 출장이라도 문 여는 법이 달랐다.
은행동으로 출장을 불렀다가 밤에 건물 앞에서 초인종을 몇 번 눌렀다. 아무 소리가 없었다. 낮에 와 본 건물은 초인종이 됐는데, 밤에는 옆 인터폰만 불이 들어왔다.
전화하니 인터폰 몇 호라고 알려 줬다. 둔산 쪽은 아예 공동현관 번호를 문자로 미리 줬다. 나는 이제 출발 전에 밤에는 어떻게 여는지부터 묻는다.
한 건물은 1층 문이 잠기고 지하 계단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카드의 주소는 맞는데 들어가는 문이 밤마다 바뀌는 느낌이었다. 택시 기사는 정문 앞에 세워 줬다.
인터폰이 안 된다고 그 집이 문을 닫은 건 아니었다. 내가 누른 버튼이 낮 버튼이었을 뿐이다. 비 오는 밤에는 처마 아래에서 한참을 서게 되니, 호수를 받아 두는 게 낫다.
나는 문자에 동, 호, 밤 출입 세 칸을 받아 둔다. 초인종이라는 단어만 믿으면 정문에서 시간이 간다. 은행동이랑 둔산은 그 칸이 서로 달랐다.
대전 출장에서 길보다 문이 더 헤맸다. 주소는 지도가 찾아 주는데, 밤의 버튼은 사람이 말해 줘야 한다.
은행동에서 인터폰 호수를 받고 나서야 문이 열렸다. 둔산은 문자가 먼저 와서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다. 밤 출입은 주소보다 그 한 줄이 먼저다.
은행동은 인터폰, 둔산은 문자 번호였다. 초인종만 누르고 서 있던 시간이 아깝다.
대전 출장, 밤에는 초인종이 낮이랑 다르더라는 카드 문장만으로 안 끝났다. 문 앞에서 들은 말이 더 짧고 더 구체적이었다.
대전·충청에서 카드와 문 앞 말이 어긋난 날은, 다음 연락 때 그 장면부터 말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