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동 출장, 공휴일 할증이 토요일과 달랐습니다
은행동 골목에서 받은 출장 요금표는 토요일 칸과 공휴일 칸이 따로였습니다. 수첩에는 토요일 오천, 공휴일 팔천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 영수증에는 공휴일 한 줄만 남았습니다.
은행동 골목 입구에서 출장 요금표를 받았습니다. 토요일 칸과 공휴일 칸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오늘이 공휴일이라 아래 칸을 손가락으로 짚었습니다. 종이가 접힌 자국이 하얗게 남아 있었습니다. 둔산 쪽으로 가는 택시가 골목 앞에 서 있었습니다. 운전사가 창문을 조금 내렸습니다. 표 모서리가 바람에 들렸습니다.
차에 오르며 공휴일 할증이 토요일과 같은지 물었습니다. 옆 사람이 수첩을 펼쳐 토요일은 오천, 공휴일은 팔천이라고 읽었습니다. 두 숫자가 한 줄에 있지 않았습니다.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는 동안 수첩을 다시 보여 주었습니다. 은행동 간판 불빛이 앞유리에 비쳤습니다. 수첩 스프링이 손가락에 걸렸습니다.
둔산 네거리 앞에서 내려 같은 표를 다시 보았습니다. 공휴일 칸에만 동그라미가 있었습니다. 토요일 칸은 비어 있었습니다. 계산은 그 동그라미 숫자로 끝났습니다. 영수증 아래에 공휴일이라고 한 줄이 찍혔습니다. 바람 때문에 종이가 손에서 한 번 들렸습니다. 횡단보도 신호가 막 바뀌고 있었습니다.
직원은 평일 밤과 토요일은 같은 칸이고, 빨간 날만 아래 칸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표가 두 줄로 나뉜 이유와 같았습니다. 현관 유리에 붙은 안내에는 그 구분이 없었습니다. 수첩 모서리가 닳아 있었습니다. 볼펜 잉크가 숫자 옆에 번져 있었습니다. 유리에 손자국이 세로로 남아 있었습니다.
방에 들어가니 베개 맡 메모에 공휴일 할증이라고 연필로 적혀 있었습니다. 토요일 메모는 옆에 없었습니다. 방금 들은 팔천과 메모 숫자가 맞았습니다. 창밖으로 둔산 대로 신호가 바뀌고 있었습니다. 복도에서 물 따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수건은 아직 따뜻했습니다. 문 밑으로 복도 불빛이 한 줄 들어왔습니다.
나와서 영수증을 다시 펼쳤습니다. 공휴일 한 줄만 남아 있고 토요일 금액은 없었습니다. 할증이 달랐던 것은 그 종이뿐이었습니다. 은행동 쪽으로 가는 버스가 정류장에 서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보도블록이 젖어 가로등이 길게 번졌습니다. 코트 주머니 속 표가 구겨져 있었습니다. 택시 미등이 골목 끝에서 작아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