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출장, 출근 숫자랑 대기가 달랐습니다
이태원 골목에서 출장 카드를 열자 오늘 출근이 다섯이라고 찍혀 있었습니다. 문자는 대기가 사십 분이라고 왔습니다. 나온 사람 수와 기다리는 시간은 다른 칸이었습니다.
이태원 골목 입구에서 출장 카드를 열었습니다. 오늘 출근이 다섯이라고 숫자만 크게 있었습니다. 그 숫자만 보고 바로 올 줄 알았습니다. 골목 벤치가 식어 있었습니다. 네온이 청바지 무릎에 비쳤습니다. 핸드폰이 손바닥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지금 대기는 사십 분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출근 다섯과 기다리는 분은 다른 줄이었습니다. 직원은 나온 사람 수와 빈 시간을 따로 본다고 하였습니다. 벤치에서 일어섰다가 다시 앉았습니다. 문자 알림이 한 번 더 짧게 울렸습니다.
옆에 보이던 다른 카드는 출근 칸이 비어 있었습니다. 직원은 빈칸은 오늘 규모를 안 적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빈칸을 사람이 없는 것으로 읽으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태원 골목 스피커 소리가 멀었습니다. 화면을 두 번 새로 고쳤습니다. 빈칸은 그대로였습니다.
사십 분이 지나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카드의 다섯은 그대로였습니다. 대기 분만 줄어 있었습니다. 두 숫자가 한 줄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현관 매트에 신발을 벗었습니다. 복도 등이 노랗게 켜져 있었습니다. 코트 깃에 밤공기가 남아 있었습니다.
관리가 끝나고 이태원역 쪽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카드를 다시 여니 출근은 넷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까 들은 대기 분은 이미 지난 이야기였습니다. 출구 바람이 코트 깃을 접었습니다. 수첩에는 인원과 대기 분을 다른 줄에 적어 두었습니다. 계단 손잡이가 차가웠습니다.
지하철 의자에 앉아 두 줄을 다시 읽었습니다. 인원은 오늘 나온 규모였고 대기 분은 지금 이 시각의 빈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를 다른 하나의 뜻으로 두지 않았습니다. 이태원 간판이 유리창에 흔들렸습니다. 화면을 잠갔습니다. 가방 끈이 어깨에서 내려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