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건마, 창은 못 열고 환기구만 있었습니다
선릉 골목 건마에서 관리를 받다가 방이 답답해 일어났습니다. 창 손잡이는 움직이지 않았고, 천장 환기구만 낮게 돌고 있었습니다. 직원은 작은 선풍기를 문 앞에 두고 갔습니다.
관리가 한창일 때 숨이 가빠 눈을 떴습니다. 선릉 골목 쪽 건마 방은 커튼이 바닥까지 내려와 있었고, 베개 옆 공기가 무거웠습니다. 수건을 목에서 걷고 앉아 커튼 끝을 옆으로 젖혔습니다. 유리 너머는 옆 건물 벽이었고, 밤 불빛이 희미하게 비쳤습니다.
창은 세로로 긴 한 짝이었습니다. 손잡이를 옆으로 밀어도 유리가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프레임 나사가 손잡이 구멍에 박혀 있었습니다. 환기구가 도는 소리만 듣고 창이 열리는 줄 알았는데, 나사는 이미 잠겨 있었습니다. 나는 그 나사를 만지지 않고 손을 거두었습니다.
천장 환기구는 그 위에서 계속 돌았습니다. 필터 망은 회색이었고, 소리는 낮았습니다. 바람은 정수리에만 스쳤습니다. 이불 끝은 미지근한 채였습니다. 복도로 나가 직원을 불렀더니, 이 층 창은 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직원은 작은 선풍기를 문 앞에 세워 두고 갔습니다. 선풍기 바람은 발목 쪽으로 왔고, 환기구 바람은 그대로 머리 위에 있었습니다. 두 바람이 등 뒤에서 만나지 않아 등은 더웠습니다. 모서리 방은 미닫이가 된다고 하였는데, 오늘은 그 방이 비어 있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오일 냄새가 커튼 천에 배어 있었습니다. 물컵을 창틀에 올려 두니 유리 안쪽에 김이 동그랗게 앉았습니다. 나는 선풍기를 문 옆으로 돌려 두고 커튼을 다시 내렸습니다. 나사는 나올 때까지 그대로였고, 환기구는 같은 속도로 돌고 있었습니다.
골목으로 나오자 밤공기가 땀 난 목에 닿았습니다. 건물 안 냄새는 깃에 남아 있었습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한 번 더 숨을 쉬었습니다. 잠긴 창의 나사 감촉이 손끝에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신호등이 바뀌는 동안 빈 차가 지나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