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 휴게텔, 벽시계 초침만 따라갔습니다
연동 휴게텔 방에 들어서자 맞은편 벽시계에서 초침이 작게 이어졌습니다. 휴대폰을 보지 않고도 시간이 가는 걸 알았던 장면을 적습니다.
연동 사거리에서 내려 편의점 옆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자 호수를 보고 문을 열자 맞은편 벽에 둥근 시계가 걸려 있었고, 초침이 작게 이어졌습니다. 가방 안쪽에 휴대폰을 넣은 채 그 소리만 따라갔고, 현관에서 이미 진동을 막아 둔 뒤였습니다. 문 옆에는 슬리퍼가 두 켤레 겹쳐 있었습니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자 초침 간격이 일정하게 들렸습니다. 화면을 켤 일이 없어 밝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시간이 궁금해도 손이 가방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물컵은 탁자 한쪽에 있어 한 모금만 마셨고, 커튼은 반쯤 열려 있었습니다.
벽에 시계가 보일 때만 휴대폰을 가방에 두고, 없으면 들어가기 전에 시각만 짧게 봐 두었습니다. 시계가 멈춰 있거나 초침이 들리지 않으면 무음만 확인한 뒤 가방 안쪽 깊숙이 넣는 편이 나았습니다. 화면을 자주 켜면 오히려 시간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환풍기나 에어컨 소리가 크면 초침이 묻힐 수 있습니다. 처음 몇 초만 귀를 기울여 보고, 들리지 않으면 시계에 기대지 않았습니다. 초침에만 맡기다가 일정이 촉박해지면 현관에서 한 번만 화면을 확인하는 편이 덜 급했습니다.
침대에 누운 뒤에도 초침 리듬은 같았습니다. 물소리와 섞여도 간격이 흔들리지 않아 중간중간 가방을 열지 않았습니다. 수건은 머리맡에 접혀 있었고, 나는 지퍼를 닫아 둔 채 초침만 따라갔습니다. 에어컨이 잠깐 멈추는 구간에서도 초침은 그대로였습니다.
나올 때 시계와 출입문을 함께 보았습니다. 초침이 멈춘 느낌은 없었고, 현관에서 화면을 켜니 벽시계와 크게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일정을 확인한 뒤 문자를 닫고 내려갔고, 사거리로 나오니 연동 쪽 차량 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진동만 풀어 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