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건마, 신발은 현관에서 벗었습니다
이태원 건마 현관에는 신발을 두는 나무 선반이 먼저 보였습니다. 직원은 여기서 벗고 슬리퍼로 룸까지 들어가라고 하였습니다. 룸 문 안쪽에는 신발을 올릴 자리가 없었습니다.
이태원 쪽 건마 현관을 열자 나무 선반이 발을 막았습니다. 칸마다 운동화와 구두가 섞여 있었고, 룸으로 가는 쪽에는 슬리퍼만 가지런했습니다. 매트가 젖어 양말 끝이 차가웠습니다.
직원은 신발을 선반에 두고 슬리퍼를 신으라고 하며 안쪽을 가리켰습니다. 슬리퍼가 커서 발뒤꿈치가 들렸고, 걷는 동안 바닥을 끌었습니다. 끈을 묶던 손이 선반 모서리에 스쳤고, 빈 칸 번호는 칠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룸 문을 열고 안을 보니 신발을 올릴 단이 없었습니다. 바닥은 매트뿐이었고 문턱 안은 좁았습니다. 직원은 신발을 룸까지 들고 오면 다시 현관으로 돌려보낸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슬리퍼를 신은 채 자리에 앉았습니다.
뒤에 들어온 사람은 신발을 신은 채 중간까지 왔다가 불려 현관으로 돌아갔습니다. 구두에 묻은 흙이 타일에 남았습니다. 나는 그 흙 자국 쪽으로 발을 옮기지 않았습니다. 슬리퍼 바닥이 미끄러웠습니다.
나올 때는 룸에서 슬리퍼를 벗지 않고 현관 선반까지 걸었습니다. 내 운동화 칸이 오른쪽으로 한 칸 밀려 있었고, 옆 신발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끈을 묶는 사이 현관문이 한 번 열렸고, 바깥 공기가 양말에 닿았습니다.
골목으로 나와 양말 바닥을 보았습니다. 룸 매트 보풀만 묻어 있었고 흙은 없었습니다. 신발을 현관에서 벗으니 룸까지는 슬리퍼로만 이어졌습니다. 이태원 음악이 문틈으로 새고 있었고, 슬리퍼는 현관 안쪽에 두고 나왔습니다. 발은 가벼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