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건마, 두 번째 벨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해운대 건마 현관에서 호출 벨을 눌렀는데 소리가 거의 안 들렸습니다. 한 번 더 누르니 문 옆 주황 등이 들어왔습니다. 첫 누름에는 등이 꺼져 있었고, 세 번째는 누르지 않았습니다.
해운대 밤 골목은 바닥이 축축했습니다. 건마 간판 아래 유리문 손잡이 왼쪽에 둥근 금속 호출 벨이 있었습니다. 엄지로 눌렀더니 소리 대신 손가락에 둔한 압력만 남았습니다. 문틈으로는 바다 바람이 들어왔습니다.
한 박자 쉬고 같은 자리를 더 깊게 눌렀습니다. 그때 문틀 오른쪽 작은 등이 주황으로 켜졌습니다. 소리는 끝까지 거의 없었고, 불만 또렷했습니다. 첫 누름에는 그 등이 꺼져 있었습니다.
벨 표면에는 소금기처럼 하얀 마른 자국이 있었습니다. 금속이라 덮개가 들뜨지는 않았습니다. 주황빛은 손등까지 닿았다가 곧 약해졌습니다. 세 번째는 누르지 않았습니다. 버튼 둘레의 나사 하나가 조금 풀려 있었습니다.
안에서 문이 조금 열렸습니다. 말은 없었고, 고개만 한 번 끄덕였습니다. 젖은 신발이 매트 위에서 짧게 미끄러졌습니다. 매트 끝은 문턱에 걸려 접혀 있었습니다. 유리에는 포장마차 불빛이 길게 비쳤습니다.
소리가 작다고 바로 유리를 두드리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째 주황 불을 본 뒤에 그 문 앞에 서 있는 쪽이 맞다고 느꼈습니다. 첫 누름과 두 번째 사이는 숨 한 번이었습니다. 바람은 그 사이에도 문틈으로 들어왔습니다.
나올 때 버튼은 손온도로 미지근했습니다. 등은 이미 꺼져 있었고, 눌림만 남았습니다. 골목 쪽 간판이 유리에 흔들렸습니다. 바다 쪽 바람은 문 앞에서 바로 얼굴에 닿았습니다. 신발 밑에는 가는 모래가 조금 붙어 있었습니다.
해운대에서 건마 문을 다시 찾으면 이번 주황 등을 먼저 떠올리겠습니다. 소리가 작아 한 번 더 눌렀고, 두 번째에야 불이 들어왔습니다. 금속 벨의 둔한 감촉이 손끝에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