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휴게텔, 음악은 끄지 못하고 소리만 줄었습니다
서면 골목 휴게텔 방에 들어가자 스피커가 머리맡에서 울렸습니다. 끄고 싶었는데 리모컨은 없었고, 문자로 물으니 볼륨만 내린다고 답이 왔습니다. 곡은 그대로였습니다.
주차를 먼저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서면 휴게텔 방 문을 열자 스피커가 머리맡 선반 위에 있었습니다. 곡은 잔잔한데 소리가 말소리보다 컸습니다. 안내 문자에는 방 번호만 있고, 음악을 끄거나 바꿀 수 있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리모컨을 베개 밑과 서랍에서 찾았습니다. 배터리는 있었는데 본체는 없었습니다. 스피커 옆 단추를 눌러도 곡만 다음으로 넘어가고 소리는 그대로였습니다. 창밖으로 골목 네온이 깜빡였습니다.
예약 때 쓰던 문자 창에 세 줄을 나눠 보냈습니다. 끌 수 있는지, 다른 곡으로 바꿀 수 있는지, 이어폰은 되는지. 답이 오기까지 복도에서 세탁기 소리가 한 번 돌았습니다. 돌아온 글은 끄기는 안 되고 볼륨만 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곡은 업소가 고른 목록에서 안 바뀐다고 했습니다.
문이 두드려지고 사람이 들어와 스피커 뒤를 돌렸습니다. 소리는 줄었는데 같은 곡이 남았습니다. 이어폰은 선이 보이면 괜찮다고 했고, 무선은 말해 주지 않았습니다. 대기 번호는 그 방문과 상관없이 문 안쪽 메모지에 그대로였습니다.
해운대에서 전날 묵은 방은 손님이 재생 목록을 골랐습니다. 서면 이 방은 그 목록이 잠겨 있었습니다. 어제 방식을 오늘 스피커에 기대니 곡은 안 바뀌고 소리만 낮아졌습니다. 같은 휴게텔이라고 음악 권한이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골목으로 나와 이어폰을 귀에 걸었습니다. 방 안에서는 음악을 끄지 못했고, 줄인 소리만 남았습니다. 비에 젖은 간판이 바닥에 흔들렸습니다. 문자에 남은 답은 볼륨뿐이었고, 그 한 줄이 그날의 전부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