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스웨디시, 한 잔 뒤에 문에서 돌아섰습니다
서면 롯데 옆 골목에서 맥주 잔을 비우고 스웨디시 유리문을 밀었습니다. 직원이 숨결을 맡더니 술 마신 손님은 오늘 안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코스 종이에는 그 줄이 없었습니다.
서면 롯데 옆 골목은 테이블마다 맥주 잔이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잔을 비운 뒤에 스웨디시 유리문을 밀었습니다. 문틈으로 오일 냄새가 먼저 나왔습니다. 접수 창구의 의자는 비어 있었고, 직원이 고개만 들었습니다. 손잡이의 금속은 바깥 공기보다 차가웠습니다.
직원이 한 걸음 다가와 숨결을 맡았습니다. 술 마신 손님은 오늘 안 받는다고 짧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내민 코스 종이에는 시간과 오일 이름만 있었습니다. 음주라는 줄은 그 종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유리문 안쪽 불은 그대로 켜져 있었습니다.
나는 문턱에 서서 어디까지가 술인지 물었습니다. 직원은 맥주 한 잔도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저녁에 마신 것과 방금 마신 것을 가르지 않았습니다. 숨결이 남으면 안으로 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대기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을 틈도 없었습니다.
골목으로 나와 같은 창구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화면에는 오기 전에 한 줄로 알려 달라는 답이 왔습니다. 나는 그 문자를 캡처해 두었습니다. 서면 로터리 쪽 네온이 젖은 보도에 길게 비쳤습니다. 방금 열었던 유리문은 다시 닫혀 있었습니다.
다음 골목의 다른 문 앞에서는 들어가기 전에 같은 문자를 먼저 보냈습니다. 그곳은 식사 때 반주까지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두 답은 문장 길이가 달랐습니다. 나는 두 화면을 나란히 두고 어느 문이 어느 답인지 메모의 맨 위에 적었습니다. 바람은 골목 끝에서 사거리 쪽으로 불었습니다.
서면 사거리로 나오니 잔을 든 사람들이 횡단보도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 문을 열었던 곳은 숨결 때문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코스 종이에 없던 말이 문턱에서 나왔습니다. 문자로 먼저 물은 곳만 답이 화면에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빈 잔이 있던 테이블을 지나 지하 출입 쪽으로 걸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