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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휴게텔, 퇴실 화면에 컵 한 줄이 붙었습니다

동성로 롯데 불빛 아래 휴게텔 문 카드에는 머무는 시간만 적혀 있었습니다. 퇴실 화면에는 컵 줄이 하나 더 붙었고, 지하 주차 종이는 그 화면 밖에 따로 나왔습니다. 반월당역으로 내려가며 두 종이를 나누어 넣었습니다.

동성로 휴게텔, 퇴실 화면에 컵 한 줄이 붙었습니다

롯데 영플라자 세로 조명은 골목 입구까지 붉었습니다. 휴게텔 방 문 안쪽 카드에는 머무는 시간만 한 줄로 적혀 있었습니다. 탁자의 종이컵과 물병에는 값이 인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커튼 틈으로 건물 불빛이 베개 위까지 들어왔습니다. 시트는 손바닥보다 차가웠습니다. 복도에서는 엘리베이터 종소리가 한 번 났습니다.

잠은 얕았습니다. 데스크 화면에는 방 줄 아래에 컵 줄이 하나 더 붙어 있었습니다. 나는 문 카드에 있던 것이 어느 줄이냐고 물었습니다. 직원은 첫 줄만 손가락으로 짚었습니다. 컵 줄은 내가 찍어 둔 카드 사진에 없었습니다. 모니터 밝기가 눈을 찔렀습니다. 의자 가죽은 앉자마자 따뜻해졌습니다.

카드에 적힌 시간만 내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지하로 내려가자 기계가 주차 종이를 따로 뱉었습니다. 그 종이는 데스크 화면에 한 줄로도 안 들어 있었습니다. 직원은 건물 주차는 방 카드 밖이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두 종이를 포개지 않고 양손에 나누었습니다. 엘리베이터 거울에는 김이 서려 있었습니다.

반월당역 지하 입구

반월당역 입구 계단은 그림자가 길었습니다. 왼쪽 주머니에는 방 줄과 컵 줄이 찍힌 화면을 출력한 종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오른쪽에는 지하 기계가 준 주차 종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문 카드 사진은 여전히 시간 한 줄이었습니다. 역명 글자는 반월당이었습니다. 난간은 낮의 해를 아직 품고 있었습니다.

직원은 컵을 안 열면 그 줄이 빠지는 날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날 화면에는 이미 들어가 있었습니다. 나는 빠진다는 말을 믿지 않고, 찍혀 있는 줄만 남겼습니다. 물병은 방 탁자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복도 등 하나는 꺼져 있었습니다. 카드키는 데스크 바구니로 돌아갔습니다.

개찰 쪽으로 내려가며 두 종이를 다시 펼쳤습니다. 방 줄, 컵 줄, 그리고 주차 기계 종이. 문 카드와 포개지는 것은 방 줄뿐이었습니다. 나는 그 차이만 메모 맨 위에 적었습니다. 개찰 앞 바람은 건조했습니다. 출구 밖에서는 롯데 건물의 빨간 세로등이 아직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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