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오피, 데스크 없이 스티커만 있었습니다
동성로 안쪽 오피는 안내 데스크가 없고 복도 벽에 초록 화살표 스티커만 있었습니다. 그 색만 따라가니 문자 번호와 같은 문이 나왔습니다. 물어볼 자리는 없었습니다.
대구 동성로에서 골목으로 한 블록 들어갔습니다. 간판은 낮보다 작게 붙어 있었고, 유리문에 상호가 흰색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층수는 문자에 있었습니다. 문을 밀자 에어컨 바람이 먼저 나왔습니다.
안에 안내 데스크가 없었습니다. 카운터도 종도 없고, 복도 벽에 초록 화살표 스티커만 세 개 붙어 있었습니다. 나는 사람을 찾다가 그 스티커 앞에서 멈췄습니다. 바닥은 막 닦은 듯 매트했고, 구두 소리가 작게 울렸습니다.
첫 스티커는 오른쪽, 둘째는 또 오른쪽, 셋째는 문 옆에서 끝났습니다. 나는 색이 같은지만 보고 걸었습니다. 다른 색 스티커는 엘리베이터 쪽에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초록만 따라가니 문자 번호와 같은 문이 나왔습니다.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까 다른 색을 따라가면 옆 복도로 빠질 것 같았습니다. 나는 들어가기 전에 초록을 사진으로 한 장 남겼습니다. 나중에 나올 때도 그 색을 거꾸로 보면 되었습니다. 데스크가 없다는 말은 카드에는 없었습니다.
방 안은 흰 등이 하나였습니다. 물컵을 먼저 줬고, 설명은 시간만 말했습니다. 수건에서 비누 냄새가 약하게 났고, 창은 불투명 시트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중간 노크는 없었고, 시계 초침만 작게 들렸습니다.
나올 때 복도는 그대로 초록 스티커뿐이었습니다. 나는 사진을 다시 보지 않고 색만 따라 유리문까지 갔습니다. 동성로 쪽이 밝아서 출구가 바로 보였습니다. 골목 입구 자판기 불빛만 낮과 달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