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오피, 일찍 오니 앉을 데가 없었습니다
동성로 네온 골목으로 약속보다 일찍 올라갔습니다. 오피 복도에는 의자도 벤치도 없었고, 나는 다시 거리로 내려와 간판 불빛 아래 서 있었습니다. 문자는 십 분 전에 오라고만 하였습니다.
반월당 지하 입구 계단을 올라 동성로 쪽으로 걸었습니다. 네온 간판이 양쪽에서 보도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오피 약속은 그 시각보다 뒤였는데, 문자는 십 분 일찍 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 어깨가 스쳤고, 가게 문이 열릴 때마다 에어컨 바람이 나왔습니다.
대기할 방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일찍 도착해도 머물 데가 복도 밖 거리뿐이었습니다. 동성로 간판은 밝았으나 층 안에는 빈 의자가 없었습니다. 약속 시각보다 먼저 올라간 것이 서 있는 시간만 늘렸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복도는 좁았습니다. 앉을 의자가 없었습니다. 화분도, 접이식 벤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벽에는 층수만 붙어 있었습니다. 일찍 온 나는 구두를 벗을 자리조차 애매했습니다. 복도 끝이 막혀 있어 지나가는 사람과 몸이 겹쳤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문이 바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안에서 다른 손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동성로 보도 가장자리에 서서 네온이 신발 위를 지나가게 두었습니다. 문자 답장은 아직 준비 중이라는 한 줄이었습니다.
약속 시각이 되어 다시 올라갔습니다. 그때는 앞 손님이 신발을 신으며 나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탄 뒤에야 들어갔습니다. 접수대 옆에도 손님용 의자는 없었습니다. 바로 방으로 안내되었고, 코트는 문고리에 걸었습니다.
나오고 나니 동성로 네온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른 시각에 올라간 빈 복도가 아직 발바닥에 남아 있었습니다. 반월당 입구 난간이 멀리 보였습니다. 계단 바람이 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문자의 십 분 전은 그대로 화면에 남아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