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동 안마, 난방은 복도만 먼저 켜져 있었습니다
은행동 문화의 거리까지 걸어 오니 귀끝이 시렸습니다. 안마 건물 공동현관 온풍기는 이미 돌고 있었고, 배정받은 방 이불은 차가웠습니다. 직원이 리모컨을 24로 올린 뒤에 방 안이 따뜻해졌고, 옆 코스는 이미 후끈했습니다.
은행동 문화의 거리 쪽으로 접어들자 귀끝이 먼저 시렸습니다. 안마 건물 번호판 옆 공동현관은 이미 훈훈했습니다. 온풍기 바람이 신발장 아래만 스쳤습니다. 종이에는 코스 이름만 적혀 있었습니다. 장갑을 벗으니 손바닥만 미지근했습니다. 현관 유리가 입김으로 흐려졌습니다.
3층 대기 의자에 앉자 좌석 가죽이 차갑게 붙었습니다. 복도 등은 켜져 있었는데 방 문은 아직 잠겨 있었습니다. 직원이 열쇠를 돌리고 이불을 들추었습니다. 시트 속이 바깥 공기처럼 서늘했습니다. 리모컨 화면은 18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베개 모서리가 손등에 차가웠습니다.
직원이 리모컨을 24로 올렸습니다. 그 숫자는 이 방 안에서만 바뀐다고 하였습니다. 1층 온풍기는 카운터 스위치라고 하였습니다. 팬이 천장에서 낮게 돌기 시작했습니다. 손목이 먼저 풀렸습니다. 리모컨 단추 테두리에 먼지가 앉아 있었습니다.
옆방 문고리를 스치자 손등에 열기가 남았습니다. 직원은 그 방이 먼저 입장해서 리모컨도 먼저 올렸다고 하였습니다. 복도 가운데는 미지근하고 문틈만 후끈했습니다. 우리 방 시트는 그때 허벅지 쪽이 풀렸습니다. 시계는 입실 시각에서 십 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문틈 고무가 살짝 들떠 있었습니다.
나올 때 리모컨은 내가 둔 24 그대로였습니다. 복도 한가운데는 미지근하고 계단참만 훈훈했습니다. 1층 온풍기는 신발장 쪽으로만 불고 있었습니다. 코트 어깨가 아직 차가웠습니다. 은행동 골목 공기가 문 열자마자 들어왔습니다. 장갑 안감이 식어 있었습니다.
문화의 거리 쪽으로 나오니 입김이 다시 보였습니다. 종이에는 온도 칸이 그대로 없었습니다. 버스 유리에 은행동 간판이 흔들렸습니다. 방 리모컨 숫자는 복도와 따로 움직였습니다. 장갑 안이 천천히 식었습니다. 횡단보도 바람이 코트 깃을 다시 접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