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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산동 안마 계단, 사 자는 읽혀 그냥 지나쳤습니다

대전 둔산동 안마 건물 콘크리트 계단 참에서 흰 층수 스티커가 아래에서 반쯤 떨어져 있었습니다. 숫자 사는 읽혀서 그 층을 멈추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둔산동 안마 계단, 사 자는 읽혀 그냥 지나쳤습니다

둔산동 안마 건물 콘크리트 계단을 오르다 참에 멈췄습니다. 벽의 흰 층수 스티커가 아래에서 반쯤 떨어져 한쪽 모서리만 붙어 있었습니다. 접착면이 회색 먼지를 묻힌 채 말려 있었습니다. 계단 폭은 어깨보다 좁았습니다.

숫자 사는 비스듬해도 읽혔습니다. 그 층을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스티커 옆 페인트가 조금 벗겨져 있었고, 난간은 손바닥에 차갑게 닿았습니다. 위층에서 물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발밑 콘크리트는 거칠었습니다.

골목 쪽 창으로 가로등 빛이 계단 벽에 길게 비쳤습니다. 스티커를 붙이지는 않았습니다. 숫자만 확인하고 발을 한 단 더 올렸습니다. 떨어진 부분은 바람에 미세하게 흔들렸고, 창틀에 먼지가 앉아 있었습니다.

대전 건물 복도

내려올 때도 같은 자리에 사가 남아 있었습니다. 모서리는 더 말려 있었지만 획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신발이 콘크리트 가루를 밟았고, 벽에는 손때가 세로로 남아 있었습니다. 스티커 크기는 손바닥보다 작았습니다.

위까지는 그 숫자만 보고 갔습니다. 스티커를 눌러 붙이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반쯤 떨어져 있어도 층은 헷갈리지 않았습니다. 흰 바탕에 검은 획이 아직 또렷했고, 모서리 접착제는 이미 말라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오며 계단 참을 한 번 더 봤습니다. 스티커는 그대로 반쯤 떨어져 있었습니다. 둔산에서 안마 계단을 다시 오르면 그 사 자를 먼저 떠올리겠습니다. 숫자는 읽혀서 지나쳤습니다.

손바닥의 난간 냉기는 골목에 나와서야 가셨습니다. 층수 종이를 새로 붙인 자국은 없었습니다. 그날은 그 스티커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대전에서 그 계단을 다시 보면 사 자부터 찾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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