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 건마, 조명 안내가 화면에 없었습니다
정부청사 정류장에서 내려 골목 건마 화면을 끝까지 읽었습니다. 코스 이름만 있고 조명을 낮출 수 있는지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누운 뒤에 스위치가 문 밖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정부청사 정류장 벤치에 우산을 접어 두고 화면을 끝까지 내렸습니다. 둔산 건마 안내에는 코스 이름과 분수만 있었고, 조명을 낮출 수 있는지는 빈칸이었습니다. 비 냄새가 코트 깃에 배어 있었습니다.
룸에 눕자 천장이 하얗게 남았습니다. 눈을 감아도 빛이 들어왔습니다. 머리맡과 문틀을 더듬어도 돌리는 스위치는 없었습니다. 안내가 비어 있던 자리가 그 빈 벽이었습니다. 수건을 눈에 올려도 밝기는 그대로였습니다.
문을 조금 열고 밖에 서 있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밝기를 낮출 수 있는지, 내가 만져도 되는지, 완전히 끄는 것과 한 단계 낮추는 것이 다른지를 한 번에 뭉개지 않았습니다. 스위치는 복도 쪽 문틀에 있고, 한 칸만 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완전 소등은 발밑이 안 보여서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기 의자에 앞사람 신발이 한 켤레 남아 있었습니다. 조명이 밝다고 차례가 당겨지지는 않았습니다. 번호는 카운터 클립보드에 있었고, 밝기 이야기는 그 종이와 다른 곳이었습니다.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문자 맨 아래 네 자리였는데, 그 숫자와 조명도 이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유성 쪽에서 전날 들은 말은 리모컨으로 손님이 조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둔산 이 방은 리모컨이 없었고 문 밖 스위치뿐이었습니다. 어제 말을 오늘 방에 그대로 가져오니 천장만 계속 밝았습니다. 안내 화면에 조명 줄이 없는 날은, 방에 들어가기 전에 그 한 가지를 말로 듣지 않으면 중간에 일어나게 됩니다.
우산을 다시 펴고 대로로 나오면서 메모에는 한 줄만 남겼습니다. 조명은 낮출 수 있고, 스위치는 문 밖이며, 한 칸만 내린다는 말이었습니다. 화면에는 끝내 그 줄이 없었습니다. 신호등이 젖은 아스팔트에 길게 번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