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휴게텔, 현관 슬리퍼가 한쪽만 바깥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강남 역삼 쪽 휴게텔 현관에 들어서니 슬리퍼가 한쪽만 바깥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짝을 맞춰 두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역삼에서 휴게텔 문자를 받고 건물 현관에 섰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가니 슬리퍼 두 짝 중 한쪽만 바깥으로 비스듬히 돌아가 있었습니다. 다른 쪽은 반듯했는데, 돌아간 쪽이 바로 눈에 띄었습니다. 구두를 벗고 가방은 잠시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돌아간 쪽을 손으로 돌려 짝을 맞춰 두었습니다. 한 번에 똑바로 서지는 않았고, 발끝 쪽을 한 번 더 밀어 준 뒤에야 나란해졌습니다. 현관 불은 약하게만 켜져 있었고, 안쪽에서는 조용한 발소리만 들렸습니다. 다른 신발을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비뚤어 보일 때는 발로 툭 차기보다 손으로 짝을 먼저 맞추는 편이 나았습니다. 예전에 발로 밀었다가 더 벌어졌던 날이 있어, 이번엔 손으로만 맞춰 두었습니다. 세게 밀 필요는 없었고, 짧게 돌려 주는 정도면 충분하였습니다.
슬리퍼를 현관 밖으로 꺼내거나 새로 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세게 밀면 짝이 다시 어긋날 수 있어, 그날은 방향만 맞추고 멈췄습니다. 문자를 보내 묻지도 않았고, 초인종을 다시 누르지도 않았습니다.
짝이 맞자 현관이 한결 정돈되어 보였습니다. 선릉 쪽에서 슬리퍼가 더 벌어져 있던 기억이 스쳤지만, 화면은 다시 열지 않았습니다. 가방 지퍼는 닫아 둔 채였고, 복도 쪽에서는 엘리베이터 소리만 들렸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는 구두만 챙겼습니다.
나올 때는 슬리퍼 짝을 한 번만 더 보고 나갔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야 진동을 풀었고, 골목으로 나오니 역삼 쪽 차 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비슷한 비틀림이 보여도 짝만 짧게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문자는 골목에서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