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 일찍 가니 유리문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강남역 8번 출구에서 역삼 골목으로 접어 유리문 앞에 섰습니다. 약속보다 십오 분 빨랐고, 인터폰 너머에서는 그 시각 전에는 로비로 들어오지 말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강남역 8번 출구 계단을 올라 역삼 쪽 골목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약속 시각보다 십오 분이 빨랐고, 휴대폰 문자에는 건물 이름과 층수만 적혀 있었습니다. 골목 끝 유리문은 닫혀 있었고, 손잡이 옆 인터폰에 불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버튼을 누르자 짧은 벨이 울렸습니다. 안에서 나온 목소리는 예약 이름을 확인하고, 그 시각 전에는 로비로 들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유리 너머 소파가 보였는데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처마 밑으로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다시 물었더니 일찍 온 손님은 인도에서 기다리라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몇 분 전부터 문을 여는지 숫자는 주지 않았고, 약속 시각에 다시 누르라는 쪽이었습니다. 통화는 그 문장에서 끊겼고, 인터폰 불빛만 남았습니다.
잠시 뒤 문자가 한 통 더 왔습니다. 층수는 그대로인데, 들어갈 시각만 원래 약속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그 사이 옆 가게 셔터가 한 칸 내려가 있었고, 유리문의 잠금 불빛은 빨간빛 그대로였습니다.
역삼 대로 쪽에서 바람이 골목으로 들어왔습니다. 약속까지 남은 분을 세다가, 시각이 되자 인터폰을 다시 눌렀습니다. 이번엔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났고, 문이 손가락 하나만큼 열렸습니다.
로비 소파는 비어 있었습니다. 카운터 사람은 밖에서 선 시간을 묻지 않았고, 예약 이름만 확인하였습니다. 일찍 도착한 십오 분은 유리문 밖에서만 지나갔습니다. 신발에 묻은 골목 먼지가 매트 위에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