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출장, 할증 끝나는 시각이 비어 있었습니다
상무지구 모텔 복도에서 출장 안내 종이를 받아 보니 할증은 밤 열 시 시작만 적혀 있었습니다. 끝나는 칸은 흰 여백이었습니다. 직원은 그 여백을 아침까지로 읽고 있었습니다.
상무지구 모텔 로비에서 출장 직원이 접힌 종이를 건넸습니다. 윗줄은 할증 시작 밤 열 시였고, 아랫줄 끝나는 시각은 인쇄조차 없었습니다. 종이 모서리가 젖어 손가락에 붙었습니다. 로비 소파 옆 스탠드만 켜져 있었습니다.
복도 끝 객실 문 앞에 같은 종이가 테이프 한 점으로 붙어 있었습니다. 시작 시각은 굵은 글씨였고, 끝 시각 자리는 빈 네모였습니다. 직원은 빈 네모가 있는 날은 아침 해 뜰 때까지 할증이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테이프가 벽지에서 들떠 있었습니다.
끝나는 시각을 숫자로 받아 적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직원은 펜을 들다 말고, 본사 문자에는 시작만 온다고 화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문자 마지막 줄도 열 시 이후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그 문장만으로는 몇 시에 할증이 내려가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복도 카펫이 신발 밑에서 꺼끌했습니다.
옆 객실 손님은 끝나는 시각이 새벽 두 시라고 적힌 다른 날짜 종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종이에는 그 두 시가 없었습니다. 직원은 어제 종이를 오늘 방에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고, 빈칸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어제 종이의 잉크가 더 진했습니다.
방 안 테이블에 종이를 펼치고 시계를 보았습니다. 열 시는 이미 지나 할증이 시작된 뒤였고, 끝날 시각을 적을 줄은 여전히 비어 있었습니다. 직원이 물컵을 내려놓으며 끝이 없으면 퇴실 시각까지 그 할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컵 가장자리에 김이 서렸습니다.
나올 때 로비에서 종이를 다시 펼쳤습니다. 시작은 밤 열 시 한 줄뿐이었고, 끝나는 칸은 들어오기 전과 같이 비어 있었습니다. 빈칸을 아침으로 읽는 말과, 퇴실까지라는 말이 같은 직원에게서 나왔습니다. 상무 대로의 택시 미터가 이미 올라가 있었고, 종이의 빈 네모는 접힌 채로 주머니에 남아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