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건마, 타이머는 입실 뒤에 켜졌습니다
부평 골목 건마 공동현관에서 문자 호수를 확인하고 들어갔습니다. 방 시계는 꺼져 있었고, 가운을 입은 뒤에도 그대로였습니다. 직원이 벽 버튼을 누른 뒤에 숫자가 내려갔고, 저는 그 시각을 입실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부평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문자에 적힌 호수를 한 번 더 읽었습니다. 주차 칸 번호와 문자 호수가 달라 간판을 다시 보았습니다.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두 번째에 맞았습니다. 등이 늦게 켜졌고, 복도 끝 건마 문은 반쯤 열려 있었습니다. 방 안 시계 자리는 검었습니다.
신발을 벗고 가운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준비는 끝난 듯했는데 화면은 그대로 검었습니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나와도 숫자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수건은 접혀 있었고 아직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옆방 물소리가 한 번 들렸다 그쳤습니다.
직원이 코스 이름을 말하고 벽의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때 분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입실 시각도, 가운을 입은 시각도 그 숫자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관리가 시작된 그 순간이 시계의 시작이었습니다.
지난번 구월동에서는 방문을 열자마자 시계가 가고 있었습니다. 가방을 의자에 올리기도 전에 분이 줄었습니다. 이날 부평은 버튼을 누른 뒤였습니다. 같은 건마라도 시작점이 이렇게 달랐습니다.
창밖으로 골목 네온이 보일 때 남은 숫자를 보았습니다. 메모 첫 줄은 현관, 둘째 줄은 가운, 셋째 줄은 버튼이었습니다. 화면은 셋째 줄만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담요가 무릎까지 올라와 있었고, 솔기가 거칠었습니다.
시계가 영이 되자 직원이 방문을 열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신발을 신고 공동현관 밖으로 나왔습니다. 세 줄의 시각이 서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주차장까지 걷는 동안 코트 깃이 바람에 들썩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