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휴게텔, 객실 통화는 로비에서 하였습니다
구월 밤길에 휴게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전화 안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객실 번호는 문자로 와 있었는데 관리 중 통화는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직원은 목소리는 로비에서만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방에 들어가자 객실 전화가 한 번 떨렸습니다. 화면은 켜졌다가 곧 꺼졌습니다. 벽과 이불 어디에도 통화에 대한 말이 없었습니다. 나는 벨을 무음으로 돌리고 침대 끝에 앉았습니다. 창밖 간판만 희미하게 흔들렸습니다.
올라오기 전에 카운터에서 물었습니다. 진동은 객실에 두어도 되고, 목소리는 로비에서만 받는다고 직원이 답하였습니다. 그 말은 입장 화면에도 없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층을 올라갔습니다. 복도 끝 화분은 말라 있었습니다.
관리가 시작된 뒤 벨이 다시 왔습니다. 방 안에서는 받지 않고 로비로 나갔습니다. 소파에 앉았을 때는 이미 끊겨 있었습니다. 부재중은 한 통이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다시 걸지 않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문자를 소리 없이 읽었습니다. 직원이 지나가며 화면을 보았으나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입으로 받은 것은 로비뿐이라고 아까 들었던 말이 남았습니다. 문자는 방 안에서도 열려 있었습니다. 베개 옆 조명은 낮았습니다.
끝나자 로비에서 그 한 통을 다시 걸었습니다. 직원은 안내 종이가 없어서 물어본 사람에게만 말한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 말을 입장 화면 아래에 메모하였습니다. 객실 번호는 그대로였습니다. 소파 팔걸이는 차가웠습니다.
밤 골목으로 나오니 전화는 잠금 화면이었습니다. 로비 소파는 비어 있었습니다. 부재중 한 통은 지우지 않았습니다. 공동현관 불빛만 뒤에 남았습니다. 주머니 속 전화는 무음 그대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