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오피, 외국인 일행 번호는 문자로 왔습니다
라페스타 아치 아래 바닥은 젖어 있었습니다. 외국인 일행의 영어 화면 번호와 전광판 번호가 달랐고, 나는 어느 쪽이 문인지 문자로 물었습니다. 답은 내 전화로 온 네 자리였고, 그가 옆에 있어야 문이 열렸습니다.
라페스타 아치 조명은 젖은 바닥에 길게 깔렸습니다. 외국인 일행은 영어 화면을 내밀었고, 거기 적힌 번호와 앞쪽 전광판의 한국어 번호는 다른 숫자였습니다. 그는 화면을 두드려 이 번호면 되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는 답을 못 했습니다. 아치 아래 바람은 코트 자락을 자꾸 접었습니다.
젖은 타일 벤치에 앉아 창구로 문자를 넣었습니다. 말이 달라도 들어갈 수 있는지, 문은 어느 번호인지만 보냈습니다. 답은 내 전화로만 도착했습니다. 네 자리 숫자 한 줄, 그리고 그 사람이 내 옆에 서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의 영어 화면에는 그 네 자리가 없었습니다. 나는 그 문자를 알림에서 치우지 않았습니다.
그는 영어 화면을 데스크에 들이밀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직원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전광판이 부른 것은 내 문자에 온 번호뿐이었습니다. 그가 코스 이름을 영어로 말하자 직원은 플라스틱 카드를 돌려 보여 주었습니다. 그는 그중 한 칸을 손가락으로 짚었습니다. 직원은 그 칸만 노트에 받아 적었습니다.
수원역 승강장에서는 이미 한 번 어긋나 있었습니다. 가느란 비 아래에서 그는 같은 영어 화면을 보여 주었고, 나는 가게 쪽 전광판을 보고 다시 맞추자고 하였습니다. 열차 안내는 한국어였습니다. 그는 화면 밝기만 올렸습니다. 그 숫자는 라페스타에서 불린 번호와 달랐습니다. 선로 쪽 바람은 코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밖으로 나오며 그는 다음에도 영어 화면을 가져오겠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불린 번호가 내 전화로 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원은 한국어 번호가 아니면 그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기 폰을 주머니 깊숙이 넣었습니다. 아치 조명은 우리가 돌아서는 동안에도 켜져 있었습니다.
광장으로 나오니 전광판은 이미 다른 번호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우리 네 자리는 지나가 버린 뒤였습니다. 그는 다음에 올 때도 내 전화로 번호를 받겠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문자가 도착한 시각만 메모 맨 위에 남겼습니다. 라페스타 글자는 등 뒤에서 켜져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