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건마, 십이 분 늦어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제주 건마 주차장에 차를 넣으니 예약보다 십이 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직원은 십오 분까지만 자리를 남겨 둔다고 했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 명단의 제 이름은 아직 지워지지 않은 채였습니다.
제주 시내 건마 주차장에 차를 넣으니 예약 시각보다 십이 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입구 벤치에 젖은 우산이 걸쳐 있었고, 직원은 대기 명단에서 제 이름을 찾았습니다. 연필 글씨에는 아직 줄이 없었습니다. 바닷바람이 차 문을 다시 닫았습니다.
직원이 손가락으로 명단 위를 짚으며 기다려 주는 시간은 십오 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분을 넘기면 다음 차 손님에게 넘긴다고 했습니다. 십이 분은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주차장 쪽 가로등이 한 번 깜빡였습니다.
늦기 전에 보낸 문자에는 십오라는 숫자만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주차장에서 그 숫자를 먼저 읽고 직원에게 십이를 말했습니다. 직원이 명단 옆에 두 숫자를 나란히 적기 전에는 룸 열쇠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볼펜이 카운터에서 굴러 멈췄습니다.
한도를 넘긴 다른 이름은 이미 지워져 있었습니다. 그 손님의 차는 주차장에 없었고, 직원은 지운 칸을 다시 쓰지 않았습니다. 제 이름은 아직 연필로 남아 있었습니다. 빈 칸 옆 타이어 자국만 젖어 있었습니다.
룸에 들어가 시계와 예약 문자를 다시 맞췄습니다. 십이 분 늦었고, 기다려 준 한도는 십오 분이었습니다. 삼 분 남아서 수건이 나왔습니다. 한도를 넘겼으면 그 룸은 다음 차였습니다. 창밖으로 야자 잎이 흔들렸습니다.
끝날 무렵 명단에는 늦은 분수만 적혀 있었습니다. 한도 안에 들어온 이름만 그 줄에 남아 있었습니다. 주차장으로 나오니 우산은 말라 있었고, 제 차 옆 자리는 비어 있었습니다. 보닛 위에 빗방울이 몇 개 남아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