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건마, 빵 냄새 모퉁이가 큰길이었습니다
제주시 중앙로 안쪽 건마를 나와 바람이 부는 모퉁이에 섰습니다. 한쪽에서 빵 굽는 냄새가 나서 그쪽으로 돌았고, 모퉁이 너머에 중앙로 택시들이 서 있었습니다.
관리가 끝나고 제주시 중앙로 안 골목 건마 문을 열자, 밤바람이 얼굴에 바로 닿았습니다. 간판 불은 꺼져 있었고, 아래층 셔터는 이미 내려가 있었습니다. 골목은 좁고 바닥은 젖어 있었습니다.
왼쪽으로 몇 걸음 가자 코끝이 시큰했습니다. 오른쪽 모퉁이에서만 빵 굽는 냄새가 진하게 밀려왔습니다. 버터가 녹는 따뜻한 냄새였고, 왼쪽은 바닷바람만 찼습니다. 담장에는 방향 표지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냄새를 따라 모퉁이 유리창 앞에 섰습니다. 안쪽 직원이 식빵 판을 선반에 밀어 넣고 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김이 나왔습니다. 나는 들어가지 않고 창만 보았습니다. 철판 위 빵은 두 줄이었습니다.
그 창을 지나 한 번 더 돌자 차선이 넓어졌습니다. 중앙로 쪽에 택시 여러 대가 지붕등을 켜 둔 채 늘어서 있었고, 횡단보도 신호는 초록이었습니다. 좁았던 골목 전봇대는 어깨 뒤에 남았습니다.
들어올 때는 바다 쪽 불빛만 보고 걸었었습니다. 나올 때는 그 불빛이 골목 안쪽이라, 빵 냄새가 아니면 다시 좁은 길로 들어갈 뻔하였습니다. 냄새는 모퉁이에서만 진했습니다.
기사에게 중앙로냐고 묻지는 않았습니다. 냄새 난 모퉁이를 등지고 서자 큰길 차선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빵집 김은 등 뒤에서 약해졌고, 올라갈 때 본 간판은 이미 안 보였습니다.
횡단보도를 다 건너 인도에 섰습니다. 외투 깃에 빵 냄새가 남아 있었고, 건마가 있던 골목은 모퉁이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큰길은 그 냄새 나던 모퉁이 바로 너머였고, 빈 택시는 지붕등을 켠 채 서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