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안마, 급한 일에 카드키를 맡겼습니다
홍대 안마 방에서 동생 전화가 울려 코스를 멈췄습니다. 문 안내에는 중간에 나가는 말이 없었습니다. 벽 수화기로 데스크에 알리고, 엘리베이터 카드키를 고리에 맡긴 뒤에 일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방 조명은 머리 위 한 줄이었습니다. 홍대 골목에서 들어온 지 이십 분이 안 돼 바지 주머니가 진동했습니다. 동생 쪽이었습니다. 안마 침대에서 일어나 가운을 여몄습니다. 문 안쪽 작은 안내에는 연장과 음료만 있었습니다. 중간에 나가는 말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시트는 아직 따뜻했습니다.
벽에는 수화기가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나는 그 수화기로 데스크를 불렀습니다. 급한 전화라 일층까지 내려갔다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원은 엘리베이터 카드키를 방 문 옆 고리에 걸어 두고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키를 손에 쥐고 나가면 엘리베이터가 다시 안 열린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키를 고리에 걸고 빈손으로 복도에 섰습니다.
계단으로 빠지면 키를 안 맡겨도 될 줄 알았습니다. 계단 문 손잡이에는 빨간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수화기 너머 직원은 그 문은 직원만 연다고 하였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카드키를 맡긴 엘리베이터뿐이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신발을 신지 않고 슬리퍼로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거울에는 가운 깃이 비뚤어져 있었습니다.
일층 로비 의자는 유리창 쪽이었습니다. 홍대 거리 불빛이 창에 길게 비쳤습니다. 전화는 의자에서 받았습니다. 통화는 삼 분을 넘지 않았습니다. 코트는 이층 방에 둔 채였습니다. 데스크 직원은 내가 맡긴 카드키 옆에 나간 시각을 적었습니다. 현관 바람은 발목까지 올라왔습니다. 바깥 횡단보도에서는 음악이 멀게 들렸습니다.
다시 올라갈 때 직원은 같은 카드키를 돌려줘야 같은 방이 열린다고 하였습니다. 새 키를 뽑으면 남은 시간이 따로 센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키만 받았습니다. 방 문 고리는 비어 있었습니다. 침대 시트는 내가 일어나기 전과 같았습니다. 수화기는 원래 자리에 걸려 있었습니다. 벽시계는 나갈 때보다 조금 앞서 있었습니다.
코스가 끝난 뒤 카드키는 데스크 바구니에 있었습니다. 나간 시각은 바구니 옆 수첩에만 있었습니다. 영수증에는 그 시각이 없었습니다. 직원은 중간 외출은 영수증에 안 적는다고 하였습니다. 홍대 입구는 사람들이 이미 줄어 있었습니다. 슬리퍼를 벗고 신발을 신자 발이 시렸습니다. 골목 맨홀 뚜껑은 젖어 빛을 반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