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휴게텔, 신발장 칸 숫자랑 방 번호가 달랐습니다
서면 골목 휴게텔에서 신발장 칸에 적힌 숫자와 문자 방 번호가 달랐습니다. 신발만 빈 칸에 두고 방은 문자로 간 일을 적습니다.
서면 큰길에서 골목으로 꺾어 올라가자 휴게텔 현관 벨이 보였습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니 신발장이 복도 왼쪽에 길게 붙어 있었고, 빈 칸 하나에 신발을 넣었습니다. 칸 문에 적힌 작은 숫자를 읽었는데 문자로 받은 방 호수와는 달랐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 문자 화면을 다시 열어 보았습니다.
담당자가 복도 끝에서 손짓으로 불러 주었습니다. 나는 문자 화면을 들어 호수만 다시 보고, 칸 숫자는 머릿속에서 지웠습니다. 담당자는 신발은 그 칸이면 된다고만 했고, 방은 문자에 적힌 번호로 가라고 짧게 덧붙였습니다. 나는 문자에 적힌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고, 문이 열리기 전에 신발장 쪽을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발장 칸이 제대로 닫혔는지 손끝으로만 확인하였습니다. 나올 때는 방 번호 대신 내가 넣었던 칸 위치만 기억해서 걸어갔습니다. 칸 숫자와 방 호수를 같은 말로 부르지 않으니 덜 헷갈렸습니다. 복도 조명이 어두워도 칸 손잡이 위치만 기억하니 신발을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건물은 칸 숫자와 방 호수가 같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날 서면에서는 둘이 달랐고, 빈 칸에 신발을 두고 방은 문자로만 간 장면만 남깁니다. 복도 불이 어두워 칸 문을 손으로 더듬어 연 뒤에야 신발을 찾았습니다. 다른 날·다른 건물이면 방식이 바뀔 수 있어 그날 장면만 적어 둡니다.
골목으로 나와 서면 정류장 벤치에 앉았습니다. 신발장 숫자와 방 호수가 달랐던 일만 짧게 적어 두었습니다.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문자 화면을 닫고, 다음에도 같은 건물이면 신발과 방을 따로 보겠다고 스스로 정리하였습니다.
버스가 오기 전에 가로등 아래에서 신발 끈만 다시 묶었습니다. 그날은 칸 숫자보다 문자 호수가 맞았던 일만 남겼습니다. 정류장 안내판을 보고 노선만 확인한 뒤 벤치에 다시 앉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