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휴게텔, 합계가 표기보다 더 나왔습니다
동성로 휴게텔 창구 종이에는 금액만 있고 세금이라는 글자는 없었습니다. 합계를 적어 달라고 하니 표기 아래에 한 줄이 더 붙었습니다. 나는 그 줄을 읽기 전에는 카드를 내밀지 않았습니다.
동성로 휴게텔 접수 창구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요금 칸은 채워져 있었는데 세금이라는 글자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나는 그 숫자를 합계로 알고 카드를 꺼내려다 손을 멈췄습니다. 도장 잉크가 종이 옆에 묻어 있었습니다.
직원에게 이 요금이 전부인지 물었습니다. 직원은 표기 아래에 세금을 더한다고 하며 계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나온 합계는 종이의 숫자보다 한 줄이 길었습니다. 계산기 화면이 잠깐 깜빡였고, 손가락에 그 열이 남아 있었습니다.
합계 줄을 보기 전에는 카드를 내밀지 않았습니다. 직원은 세금이 빠진 표기를 먼저 적어 두고, 손님이 물을 때만 합계를 보여 준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표기 숫자와 합계 숫자를 나란히 읽었습니다. 영수증 용지는 아직 말려 있었습니다.
옆 손님은 표기만 보고 이미 카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단말기에 찍힌 숫자는 그 손님이 읽은 칸보다 길었습니다. 나는 그 화면을 내 합계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단말기 불빛이 손등에 비쳤습니다.
결제를 마친 뒤 받은 종이에는 표기와 세금과 합계가 세 줄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처음 본 창구 종이에는 첫 줄만 있었습니다. 나는 세 줄이 나온 종이를 접어 지갑에 넣었습니다. 스테이플러가 창구 모서리에 걸려 있었습니다.
거리로 나와 접은 종이를 다시 펼쳤습니다. 세금 줄이 없으면 표기만으로 카드를 낼 뻔한 자리였습니다. 합계는 그 줄이 붙은 뒤에야 보였습니다. 동성로 불빛이 종이 위를 스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