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휴게텔, 간판이 꺼져 있는데 문이 열렸습니다
부평 골목 휴게텔 간판 불은 꺼져 있었습니다. 닫은 줄 알고 발길을 돌리려다 2층 유리에 실내등이 보여 문을 당겨 보았습니다. 안에서는 창구가 열려 있었고, 간판은 그대로 어두웠습니다.
부평 골목으로 들어서자 휴게텔 간판의 네온 세 글자가 모두 꺼져 있었습니다. 편의점 불만 보도블록에 길게 깔려 있었고, 나는 문이 닫힌 곳으로 보고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바람 때문에 간판 철판이 한 번 울렸습니다. 네온 관은 검게 식어 있었습니다.
고개를 드니 2층 유리창에 노란 실내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간판과 창의 불이 따로였습니다. 1층 철문은 손잡이가 차갑게 돌아가며 열렸고, 계단 센서등이 발소리에 따라 켜졌습니다. 난간에는 손때가 묻어 있었습니다.
2층 창구는 열려 있었습니다. 직원은 간판 전구가 오후에 나갔고, 문은 평소처럼 연다고 하였습니다. 간판만 보고 돌아선 손님이 오늘 두 팀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창 안 시계와 휴대폰 시각이 같은지만 보았습니다. 전구 상자는 창구 옆에 열려 있었습니다.
같은 골목의 다른 간판도 꺼져 있었습니다. 그 건물은 유리도 어둡고 철문 손잡이가 잠겨 있었습니다. 간판이 꺼진 것만으로는 두 곳이 같게 보였고, 창의 불만 달랐습니다. 나는 잠긴 손잡이를 다시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 유리에는 내 얼굴만 비쳤습니다.
창구 메모에는 오늘 날짜만 적혀 있었고, 간판 수리라는 줄은 없었습니다. 직원은 불을 켜는 시각을 숫자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간판을 영업의 표시로 적지 않고, 창의 불과 열린 문만 메모했습니다. 연필심이 메모 끝에 부러져 있었습니다.
골목으로 나오니 간판은 여전히 꺼져 있었습니다. 2층 유리의 노란 불은 남아 있었고, 편의점 불빛과 겹쳐 보였습니다. 간판만 보고 돌아섰으면 문은 당겨 보지 못했을 시각이었습니다. 구두 끝이 젖은 보도블록에 닿았습니다. 네온은 내가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켜지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