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휴게텔, 방음 문구만 믿고 들어갔다
역삼에서 방음 완비라고 적힌 카드를 골랐다. 복도에서 옆방 소리가 살짝 들렸다. 강남역 쪽은 처음에 문틈·복도 소리를 짚어 줘서, 그다음엔 그부터 물었다.
역삼 휴게텔 카드에 「방음 완비」가 크게 적혀 있었다. 그 문구를 보고 골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을 때 옆방에서 낮은 말소리가 잠깐 들렸다. 룸 안에서는 덜했지만, 문 열고 닫을 때 복도 울림이 있었다. 안내 문구에는 방음이 있다는 말만 있고, 무엇을 막았는지는 없었다.
강남역 근처 다른 팀에 물어보니, 거기는 「복도 말소리·문 닫는 소리」를 기준으로 미리 말해 줬다고 하더라. 같은 강남이라도 설명이 달랐다. 그다음부터는 방음이라는 단어보다, 복도에서 들리는지·옆방 TV가 새는지부터 묻는다. 문구만으로는 체감이 안 나온다.
방음이 문짝인지, 벽인지, 천장인지에 따라 느낌이 달랐다. 어떤 날은 옆방이 비어서 조용했고, 바쁜 시간에는 복도 발소리가 먼저 들렸다. 「완비」라는 말은 그대로 믿기 어려웠다. 체감은 그날 옆방·복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룸 사진에는 침대랑 조명만 나오고, 문틀이나 복도 컷은 없었다. 가방을 두는 선반이 문 옆이라, 문을 열 때마다 복도 공기가 들어왔다. 대기 의자는 복도 끝에 하나 있었는데, 거기 앉으면 지나가는 사람 말이 더 잘 들렸다.
다시 고를 때는 「방음」한 글자 대신 「복도·옆방에서 말소리가 새는지」를 짧게 물어본다. 답이 구체적이면 그쪽으로 기운다. 강남은 건물 밀도가 높아서, 문구만 보고 들어가면 기대한 정적이랑 다를 수 있다. 문 앞에서 한 번, 들어가서 문 닫고 한 번 더 귀로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