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휴게텔, 팔걸이 쪽 휴지에 손이 닿았습니다
부천역 근처 휴게텔 소파 팔걸이에 휴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몸을 일으키지 않고도 손이 바로 닿아서, 중간에 더듬지 않았습니다.
부천역 남쪽 골목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내를 받아 소파에 앉자마자 팔걸이 안쪽에 휴지 통이 나사로 고정돼 있었고, 뚜껑을 열지 않아도 한 장이 살짝 나와 있었습니다. 바닥이나 테이블 쪽은 비어 보였습니다.
허리를 펴지 않은 채로 오른손을 옆으로 뻗어 보았습니다. 휴지 끝이 손가락에 바로 걸렸고, 몸을 비틀거나 바닥을 더듬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옆 테이블은 비어 있어서 그쪽을 찾지 않았고, 손목만 조금 돌리면 됐습니다.
한 장을 뽑을 때 통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두 장을 연달아 빼도 다음 장이 따라 나오지 않았고, 팔걸이 모서리에 걸리지 않게만 방향을 잡으면 됐습니다. 그 위치가 손에 익자 중간에 다시 찾지 않았고, 일어서지 않아도 됐습니다.
복도 쪽 휴지통은 문 옆에 따로 있었고, 방 안 팔걸이 것과는 달랐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문 옆만 보면 놓칠 수 있어서, 앉은 뒤에야 팔걸이를 만져 보았습니다. 두 곳을 한꺼번에 쓰지 않았습니다.
끝날 무렵에도 같은 자리에서 한 장만 더 뽑았습니다. 통 안이 비어 보이지 않았고, 새로 채워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팔걸이 고정 나사도 헐겁지 않았고, 통이 옆으로 기울지도 않았습니다.
신발을 신고 나오며 팔걸이만 한 번 더 스쳤습니다. 휴지 끝이 아직 나와 있었고, 손으로 더듬는 동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없었습니다. 골목으로 나와 부천역 방면으로 걸으며 그 위치만 짧게 떠올렸습니다.
정류장에 서서도 그 팔걸이 휴지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손을 멀리 뻗지 않아도 닿았던 점이 편했고, 그날은 그것만으로도 방에 오래 머문 느낌이 덜했습니다. 다른 잡동사니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